스위스 신규 EPR 논쟁, 겨울전력의 가치는 건설비를 넘을 수 있을까

2026. 7. 15. 06:54원자력 뉴스

스위스에서 신규 원전의 경제성을 둘러싼 연구들이 서로 다른 결론처럼 소개되고 있습니다. 한 분석은 2050년 EPR(European Pressurized Reactor, 유럽형 가압경수로)이 겨울전력과 경제에 큰 가치를 줄 수 있다고 보고, 다른 연구는 현재 조건에서 신규 원전의 가격경쟁력이 낮다고 평가합니다. 두 주장은 반드시 모순되지 않습니다. 발전소의 계통가치와 투자자가 감당하는 건설경제성은 서로 다른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겨울 6.7TWh는 발전량보다 공급시점이 중요합니다

SRF가 소개한 경제 분석은 1.63GW급 EPR이 2050년 가동해 연간 12.1TWh, 겨울철 6.7TWh를 생산하는 시나리오를 다룹니다. TWh(Terawatt-hour, 테라와트시)는 일정 기간 생산하거나 소비한 전력량입니다. 같은 1TWh라도 전력이 부족한 겨울에 공급되면 여름 잉여전력보다 계통가치가 높을 수 있습니다.

이 수치는 실제 발전소의 확정 생산량이 아니라 가동률, 준공시점과 전력수요를 가정한 모델 결과입니다. 겨울수요의 약 15%를 공급할 수 있다는 추정도 수요 증가와 재생에너지·수력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발전량의 크기보다 수입가격이 높은 시간대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느냐가 핵심입니다.



경제효과가 커도 발전사업의 수익성이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습니다

분석은 연평균 약 16억 스위스프랑의 부가가치와 약 3,000개 일자리를 추정합니다. 이는 건설·운영과 공급망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효과입니다. 그러나 발전사업자가 부담하는 건설비, 이자와 지연위험을 직접 상쇄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원전은 건설기간이 길어 자본비용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정부 보증이 이자율을 낮출 수 있지만 초과비용 위험 일부가 공공으로 이전될 수 있습니다. 경제효과와 프로젝트 수익성을 같은 숫자로 다루면 누가 위험을 부담하는지 놓치게 됩니다.


현재 비경쟁적이라는 결론에는 비용과 정책의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ETH Zürich와 PSI 연구진은 현재 조건에서 신규 원전의 경쟁력이 낮지만, 건설비 하락과 적절한 정책지원이 있을 때 겨울 수입을 줄이는 역할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경쟁력은 기술 가능성이 아니라 다른 전원과 비교한 총비용과 위험을 뜻합니다.


사업화 조건은 설계선정, 표준화된 반복건설, 인허가 일정, 공급망과 금융구조입니다. 첫 프로젝트의 위험을 누가 부담하고 전력가격을 어떤 계약으로 보장하는지도 필요합니다. EPR 한 기의 모델값만으로 실제 투자결정을 내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찬반보다 가정의 민감도를 공개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예상 건설비, 자본조달 금리, 준공 지연 시 비용, 겨울 전력가격과 수입량입니다. 같은 모델에서도 이 값이 조금만 달라지면 경제성 결과가 크게 바뀔 수 있습니다. 정부 보증·차액계약·규제자산기반 같은 지원방식을 비교할 때는 소비자와 납세자가 부담하는 위험도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스위스 EPR 논쟁은 원전의 가치를 발전단가 하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겨울 공급안보가 중요하다는 이유만으로 건설위험을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실제 역할은 건설비·금리·준공일과 정책지원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향후 논쟁의 질은 찬반 구호보다 계통편익과 금융위험을 같은 조건표에서 비교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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